[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올해 한국프로야구(KBO)를 독점 중계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은 올해 1분기 평균 하루 앱 이용자(DAU)가 16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2.5% 늘었다. 지난달 6일 아시안컵 4강전 생중계 때는 DAU가 202만명으로 치솟았다. 이처럼 프로야구, 동계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빅 이벤트와 OTT를 인터넷에서 빠르고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ontents Delivery Networks, CDN)’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GS네오텍(대표 남기정)은 국내 CDN 1위 기업이다. 독자 개발한 ‘캐싱’ 기술을 통신ㆍ빅테크기업에 지원하며 인터넷 트래픽(Internet Traffic)을 획기적으로 줄여 초고속 웹서핑(Web Surfing) 시대를 앞당긴 숨은 주역이다. 이상오 GS네오텍 최고기술관리자(CTO)는 “통신사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웹사이트 서버 사이에 별도의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트래픽을 최소화했다”며 “대형마트와 집 중간 위치에 편의점을 만들어 소비자의 구매 동선을 단축한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GS그룹 관계사인 GS네오텍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건설’과 ‘IT’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이다. GS네오텍의 전신은 1974년 설립한 금성통신에서 전기공사 사업부가 분리돼 세워진 금성정보통신이다. 1995년 LG기공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시공 및 IT사업을 영위해 왔다. 전기/통신, 데이터센터, 플랜트 관련 설비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 오다 2005년 GS그룹으로 편입된 후 GS네오텍으로 사명을 바꿨다.
GS네오텍의 DNA는 건설이지만, 2008년 IT 통합 브랜드 ‘와이즈엔(WiseN)’를 론칭한 후 IT 부문 경쟁력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과거 전체 매출 기여도가 10%에 그쳤던 IT 부문 매출이 현재는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다. 이런 변화의 일등공신은 CDN 사업이다. CDN은 웹 사이트 서버로부터 콘텐츠를 미리 복사ㆍ저장한 후 주변 사용자에게 빠르게 전달해준다. 특히 트래픽 과부하 원인인 연동망을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쓰고 있는 통신사의 통신망으로 콘텐츠를 직송하기 때문에 지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GS네오텍은 국내 7곳의 데이터센터에서 운용 중인 8000여대의 서버를 기반으로 멀티 CDN을 구축, 산업별ㆍ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CTO는 “GS네오텍은 단순 기술력뿐 아니라 데이터양에 따라 복수의 CDN을 활용하거나, 사용 중인 CDN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CDN으로 대체하는 등 상황별 운영 노하우도 경쟁력”이라며 “현재 국내 미디어 시장의 80%를 고객사로 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GS네오텍은 CDN에 이어 국내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사업자(Managed Service Provider, MSP) 분야에서도 선두 주자다. 2009년 이후 CDN 사업자 증가로 출혈경쟁이 심해지자, 클라우드 기반의 MSP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클라우드는 별도의 서버 구축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막대한 데이터를 보관하거나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클라우드 사용량 관리가 어려워 불필요한 지출을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GS네오텍은 MSP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기업이 클라우드 사용량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또한, MSP 사업의 고질적인 낮은 수익률을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형소트웨어(SaaS)를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CTO는 “GS네오텍의 MSP 서비스는 단순히 기업의 클라우드 사용량을 관리해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동차를 빗대어 표현하면 차량 본체, 바퀴, 엔진 등 차량 제조부터 운전 방법, 엔진오일 교체, 튜닝 등 부가적인 부분까지 고객 취향에 맞게 설계, 제작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네오텍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CTO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본격화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며 “AI가 콜센터 직원을 대신하는 ‘AI컨텍센터’부터 AI 반도체, AI 물류 등 여러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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